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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필

웃을 수 있는 순간만 있어도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

by multidamdc 2024. 3. 21.

우리의 삶은 철학이나 과학, 문학에서 동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가 삶의 끊임없는 의미를 추구하고, 접해보지 않았던 운명을 만나게 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찾고자 할 때는 철학이나 과학, 그 밖의 결과물들을 세심히 살펴보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들은 많지만 칸트를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그들의 사상에 대해서 항상 공부하는 철학자들은 들뢰즈, 칼융, 그리고 까뮈이다. 시인은 괴테를 좋아하고 과학자는 파인만을 좋아한다. 정치가는 마틴 루터 킹을 좋아하고 가수는 윤상을 좋아한다. 기업가는 이병철 회장님을 좋아한다. 너무나 개인적인 취향을 설명하고 있나?

 

여기서 쓰고자 하는 글의 내용은 까뮈에 대한 이야기다. 까뮈는 1913년 11월 7일, 알제리의 몬도비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스페인계 노동자였고, 아버지는 프랑스계 와인 생산자였지만 까뮈가 1세 때 사망했다. 1932년에 알제리 대학교에서 철학공부를 시작했지만 1934년에 건강상의 이유로 학업을 중단했다. 신문기자로 일했고 1937년에 첫 번째 소설 '이방인'을 출판한다. 1942년에 '시지프스 신화'를 출판하여 부조리 철학을 처음 제시하였다. 1947년에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회를 풍자하는 소설 '페스트'를 출판하였다, 1951년에는 '반항하는 인간'을 출판하여 부조리 철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이것을 기반으로 1957년, 당시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다. 1960년 1월 4일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다.

 

그가 죽기 얼마 전에 쓴 노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고, 그리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후 인터뷰 내용을 보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것을 엿볼 수 있다. "저는 홀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가난한 생활 속에서 행상을 하고 가정부를 하면서 저를 뒷바라지하셨어요. 어머니는 청각장애인이었고, 잘 듣지도 못해 다른 사람과는 대화가 불가능했어요. 그렇지만 제가 20살이 되던 해에 파리로 떠날 때 어머니가 저에게 한말 '어디에 있든 엄마가 너를 지켜볼 거야'을 평생 잊지 않고 살고 있어요"라는 기록이 가슴과 머리에 진동을 준다.

 

까뮈의 작품과 생각은 종종 실존주의와 연관지어 언급되지만, 까뮈 자신은 실존주의로 불리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부조리의 철학'이라고 불렀으며,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데 집중하였다.

 

부조리의 철학을 대표하는 '시지프스의 신화'는 1942년에 출판된 철학적 에세이로, 무의미한 현실 속에서 인간이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탐구하였다. 까뮈는 이 작품에서 그리스 신화 속 인물 시지프스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허무함과 반복되는 노동의 비극을 다뤘다. 시지프스는 신들에게 반항한 죄로, 죽음의 세계에서 바위를 꼭대기까지 영원히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그러나 그 바위는 정상에 도달할 때마다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시지프스는 이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까뮈는 이 신화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무의미함과 삶의 반복되는 고난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무의미함 속에서도 인간이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까뮈에 따르면, 시지프스가 바위를 굴리는 행위 자체가 그의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그 과정에서 시지프스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까뮈는 '시지프스가 바위를 굴리는 순간, 그는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 된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인식을 통해 시지프스는 그의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한다.

 

즉 바위가 다시 밑으로 굴러 떨어지면, 그것을 다시 올리려고 걸어 내려가는 시간 동안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땀을 닦을 수 있고,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들어 올릴 수 있나 생각도 할 수 있고, 그리고 결과에 대한 보람도 얻을 수 있고, 때론 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지프스의 신화'라는 에세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어떤 면에서는 시지프스와 같은 삶을 살아가며, 무의미한 세계 속에도 의미를 찾고,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순간만 있어도 그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