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가까운 프라자 단지 내에 중국뷔페가 새로 오픈했다는 것이다. 음식도 나름 신선하고 종류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고,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같이 아들이 소개한 중국뷔페를 찾아갔다.
몇 년 전에도 비슷한 뷔페가 집 근처에 하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 뷔페가 폐업을 했다. 그래서 새로운 뷔페식당을 찾는 중에 아들의 소개로 새로운 중국뷔페식당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새롭게 개업을 한 식당이어서 그런지 장소 공간은 깔끔했고 음식은 생각보다 많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뷔페식당은 말 그대로 중국음식이 대부분이고 미국인의 식성에 맞추어서 피자 종류가 갖추어져 있다. 스시바와 히바치가 나란히 있어 손님의 요구에 맞추어 조리를 해주는 곳이 1열에 위치한다. 그리고 2열에는 밥, 빵, 떡과 후라이드 치킨 계열이 위치한다. 다음의 열들은 각각 어류 요리, 피자,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 육류 종류와 케이크, 샐러드, 과일, 아이스크림 등으로 전체적으로 1열을 제외하고 12개의 음식 조리대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에서 경험한 담백한 뷔페 식재료와 비교하면 기름에 튀긴 식재료가 많이 준비되어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사람이 손수 덜어 먹을 수 있게 한 뷔페식당 또는 뷔페식 식사방식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는 의견이 많을 수 있겠지만, 뷔페형식의 식사방식은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위치한 스웨덴에서 시작된 음식 문화이다. 10세기를 전후로 스웨덴에 근거지로 두고 살았던 바이킹 족이 즐겼던 풍속에서 유래한 것이 유력하다.
바이킹족이 해적질을 일삼으면서 오랜 기간 항해를 했기 때문에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소금에 절여서 항해동안 식생활을 해결했다고 한다. 고향에 돌아가 육지에 도착해서야 신선한 음식을 즐길 수가 있었는데 널찍한 상 위에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놓고, 자기 식성대로 마음껏 갖다 먹는 식사법이 전통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 습관이 남아서 스웨덴의 축제일에는 새끼돼지를 통째로 요리하여 상에 올려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뷔페식 상차림을 '스모르가스보드'라 하는데 이것은 '빵과 버터 식탁'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빵, 버터, 치즈, 햄, 생선,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을 차려놓고 다양하고 자유롭게 선택해서 먹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식사풍습이 17세기에 프랑스로 건너가 '뷔페'로 불리게 되었으며 '가구 (찬장 같은)'의 의미에서 이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18세기에 프랑스 귀족사회에 널리 퍼졌고, 19세기에는 유럽전역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후 점차 세계로 퍼져 호텔, 레스토랑, 웨딩파티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이 1957년에 도쿄의 한 호텔에서 뷔페가 소개되었고, 이후로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한국에도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뷔페식당이 등장하였다.
사실 나는 '바닷가재(crawfish)'를 먹기 위해서 중국뷔페를 찾는다. 텍사스에서 학위를 받을 때 처음 바닷가재의 맛을 경험했다. 미국의 한 회사가 1년에 한 번 채용이벤트를 하면서 같은 과 학생들 전부에게 바닷가재를 재공을 해줬다. 그때 양파, 옥수수와 같이 매콤하게 조리된 바닷가재의 맛을 알게 되었고,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아들도 가족식구들과 함께 뷔페를 가면 아빠가 항상 바닷가재를 찾는 식성을 알기에 새로운 중국뷔페의 오픈을 제일 먼저 알린 것이다.
다른 식당에서도 바닷가재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추억의 맛, 바닷가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중국뷔페라서 그곳을 찾는다. 그러나 예전의 텍사스에서 경험했던 그 맛은 나지 않는다. 그 맛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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